일본계 국제카드사인 JCB카드가 이르면 하반기부터 ‘JCB 마크’가 부착된 국내 신용카드의 해외 이용액에 대해 1%의 수수료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신용카드는 400만장가량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JCB카드는 최근 신한·KB국민·외환·비씨·롯데·NH카드 등 국내 6개 카드사에 각각 해외이용 수수료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수수료 신설에 대한 논의를 하겠다는 뜻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JCB카드는 당초 오는 4월부터 1%의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들이 표준약관 위반 등을 이유로 거부하자 일단은 한발 물러섰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표준약관에 따라 부가서비스가 변경될 때는 6개월 전에 회원들에게 고지해야 하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JCB카드는 그러나 수수료 부과 방침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JCB카드는 국내 카드사에 대한 통보 및 적용 시기를 따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내 카드업계는 비자나 마스터도 해외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어 JCB카드가 나선다면 거부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JCB카드가 국내 카드의 해외 결제를 거부할 경우 더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JCB카드마저 해외 수수료를 부과하면 국내 소비자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신용카드 해외 사용금액이 늘면서 국내 회원들이 국제카드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06년 510억원 규모였던 수수료는 지난해 964억원 수준으로 5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 중 70%가량은 비자카드의 몫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부담도 늘어난다. 국내 카드사는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사용한 금액의 0.2%를 국제카드사에 지급해야 할 뿐 아니라 국내에서 사용한 금액의 0.04%도 줘야 한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들이 지급한 로열티의 80% 이상은 소비자들이 국내에서 쓴 카드 금액에 대한 대가다.
전문가들은 “국내 결제의 경우 해외 카드사가 기여하는 바가 없는데도 수수료를 내는 건 불합리하다”며 “국제 결제의 경우 개인도 1%의 수수료를 내는 만큼 이중으로 수수료가 나가는 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JCB카드는 190개국, 2076만개의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며 총 회원은 7103만명이다. 이 중 400만장가량이 국내에서 발급됐다. JCB는 그동안 국제이용 수수료가 없어 일본이나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편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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